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돈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은행원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빚더미에 올라서고 가정도 망가진 사람이 어떤 한 노인을 만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을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있으면 권력, 섹스, 건강, 사람, 인정, 안정, 시간...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다 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은 끊임없이 사람을 유혹하고 많은 사람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돈을 숭배하고 우상삼고 그것을 중심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인생을 살아간다.
영화 피에타와 차이나 타운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돈...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지...
사랑, 명예, 폭력, 증오, 분노, 질투, 복수, 죽음
천벌? 그건 돈이 안되잖아.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돈이 인생의 중심이 되고 돈에 지배받게 되는 사람의 결말은 처참하다.
돈 자체는 옛날에 학창시절에 경제 교과서에서 배웠듯이 가치를 저장하고 교환의 매개가 되기 때문에 고마운 존재고 그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내 인생의 중심이 된다면 기대했던 안정감과 평안이 아니라 두려움과 불안감만 가득하게 될 것이다.
'나는 자네에 대해 유추했지. 분명히 돈의 지배를 받고 있을 거라고'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고 돈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가족애나 우정이 깨지는 두려움, 돈을 얼마나 소유하는지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고 그릇된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는 무서움, 돈보다 중요한 것은 전혀 보지 않게 되는 공포
돈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무작정 돈 만을 쫓으려고 하지말고 그릇을 키우라고 말한다.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거든'
이 말은 자기 자신의 그릇이 커져야 그에 맞는 큰돈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즉, 그릇이 크지 않다면 어쩌다 우연히 큰 돈이 들어왔다해도 언젠가 모두 나가버린다.
그렇다면 그릇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의 핵심 메시지이고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결국 신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돈이란 신용을 가시화한 것이다.'
조커가 '자네에게 돈을 가져오는 건 반드시 자신이 아닌 다른사람이야'라고 말했듯이 돈은 신용이 있는 사람에게만 전달된다. 그리고 신용이 높으면 그만큼 많은 돈이 '기회'라는 얼굴로 접근한다.
신용이 지난 행동들의 결과이고 지난 행동은 하루하루 사고해온 결과이다. 하루하루의 사고가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이 신용을 만들며, 그 신용이 결과적으로 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자본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용이고 그것이 결국 돈과 기회를 얻게 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아마도 왜 돈을 벌어야만 하는지의 그 동기에 대한 질문과 답이 빠져있기 때문일 것 같다.
이 부분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달린 것이니까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