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투자, 재테크

금리는 경제의 미래를 알고 있다 - 박종연

Investor__ 2021. 6. 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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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에 채권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박종연 애널리스트가 쓴 책이다.

애널리스트가 쓴 책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일단 읽기에 편하다.

애널리스트의 중요한 일이 매니저들이랑 계속 소통하면서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달력이 뛰어나다. 그리고 시장을 계속 보고 부딪히기 때문에 이론적인 부분에 파묻혀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일이 없다.

 

이 책은 정말 쉽게 쉽게 읽히고 책 내용도 간결하고 명확하다. 

책을 읽고 나서 이것저것 많은 내용이 있었는데 논리의 흐름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우선 금리를 통해서 경제의 미래를 진단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을 활용해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를 바라보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도 함께 다룬다. 마지막으로 지금 우리는 이러한 경제 환경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투자하는 것이 맞을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밝힌다.

 

우리나라에 채권 관련 입문 서적을 찾기 쉽지 않은데 정말 좋은 책이 나온 것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책의 후반부 보다는 전반부에 좀 더 무게가 실렸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있다. 전반부 쪽에서 좀 더 장기적인 시계열을 가지고 금리를 통해서 경제의 흐름을 읽는 법을 다루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만족한다.

 

금리는 일반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는가?

 

경기가 회복세라면 사람들의 현재 소비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되며, 어떠한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도 높아지기 대문에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반대로 경기가 불활이라면 현재 소비를 줄여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저축의 필요성이 커지고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자금 수요도 낮아지면서 금리는 하락 압력을 받는다. 향후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구매력이 떨어지리라고 예상된다면 금리는 상승한다. 돈을 빌려주고 향후에 못 받을 위험이 커진다면 금리는 상승한다.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경우, 해외자금의 유입 또는 유출도 금리에 영향을 끼친다.

 

투자는 자연과학과는 달라서 꼭 이럴 경우에 이렇게 되고 저럴 경우에 꼭 저렇게 되지 않는다. 자연과학 처럼 공식을 만들어 놓고 변수에 값을 넣어가면서 시장의 방향과 폭을 예측하는게 어리석을 수 있는 것이다. 주가나 금리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요인을 함께 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금리와 관련해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시장에서는 항상 금리 상승 요인과 금리 하락 요인이 동시에 존재하는데 수학 공식처럼 A가 발생하면 상승 요인, B가 나타나면 하락 요인으로 결론을 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경기가 좋아져서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 요인이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경제를 보고 원화자산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자 국내 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하면 오히려 금리는 하락할 수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 요인이지만, 물가상승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공급측 요인에 기인한다면 오히려 경기활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민간의 자금 수요가 줄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할 수도 있다.

 

금리를 통해서 시장을 바라보는 방법은 크게 4가지가 있다.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면 미래에 금리가 상승하리라는 예상이 반영되는 것이며, 경제 상황이 금리가 상승한 만큼 성장률이 높아지고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반영한 것이다. 반대로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된다면 미래에 금리가 하락하리라는 예상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성장률이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낮아져서 미래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어떠한 투자결정에 대해 주가는 미래의 성장성을 보고 상승하는 반면, 신용 스프레드는 미래의 신용위험을 고려해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유로존 내에서도 국가의 재정 상태에 따라 국고채의 금리 수준이 서로 다르며, 국가 간 금리 차이의 변화를 통해서 재정 위기 가능성을 알 수 있다(독일 국채 금리와 주변 국가의 국채금리 스프레드)

 

물가연동국채의 BEI가 변화할 경우 이것이 '기대 인플레이션'의 변화를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유동성 과부족'을 만영한 것인지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생각은?

 

근본적으로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각국의 경쟁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만든 부산물입니다.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트리기 위해 통화완화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일부 중앙은행이 급기야 마이너스까지 기준금리를 낮추고 양적 완화로 시중의 채권을 마이너스 금리에 매입해주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어느 누구도 경쟁적인 통화완화를 먼저 멈출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전 세계가 디플레이션 압력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통화전쟁이 지속되면서 현재의 마이너스 금리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를 통해서 본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모습은 어떠한가?

 

국내외적으로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경제 전반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경기둔화 국면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주요국의 물가책에 반영된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살펴보면 세계적으로 상당 기간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적으로는 0%대 금리가 시간 문제로 보이며 곧 성장률도 1%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저금리, 저성장, 저물가의 금리가 말하는 미래에 대해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장기대출시에 변동금리를 선택하거나, 장기적으로 고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저금리로 인해 향후 몇 년간은 자산가격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두고 내 집을 마련하거나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의 투자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재산형성이 어렵다면 월급을 오래 받는 것도 훌륭한 재테크가 될 것이며 해외투자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사업할 때는 소비의 양극화에 맞추어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좋으며 중국계 자금의 공습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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