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는 교세라의 창업주라는 것 외에 그 분의 삶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가끔 서점에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쓴 책이 있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딱히 내 관심을 끌지는 못했었다.
신입사원들한테 추천하는 책이라는 것을 보고 회사를 위해서 내 인생을 다 바쳐서 죽도록 일하라는 내용이겠거니 생각하면서 거부감 마저 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냥 별 생각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내 인생책 중 하나에 들어갈 수 있을만큼 너무 유익하고 동기부여를 해주었다.
1. 전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사실 엘리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가고시마대학교라는 유명하지 않은 대학을 나왔으며 첫 직장은 쇼후공업이라고 도산 직전의 회사였다.
열악한 연구환경 속에서 사수도 없이 전공과는 다른 분야에서 힘들게 연구를 했다.
일이 정말 안 풀렸지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완전히 전념하자'라는 이 생각 하나로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고 전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을까?
이것은 특정 분야에서 내가 기술적으로 마스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이것은 곧 인격의 수행이라고 했다.
오랜세월 한 가지 일에 전념하고 인생을 바치고 끊임없는 인내와 노력의 과정을 통해서 마음이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을 통해서 인격적인 완성에 다가갈 수 있다고 한다.
피트 데이비스가 쓴 전념이라는 책에는 전념을 가로막는 여러가지 장애물들이 나온다.
지루함, 산만함, 유혹, 불확실성, 엄청난 고통과 피로가 그것이다.
한 가지 일에 엄청난 깊이로 몰입하고 전념한다는 것은 이것을 이겨내고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는 것이다.
엄청난 절제력이 요구되고 정신적으로 강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인격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2. 마음가짐
그렇다면 전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렇게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된다고 한다.
열심히 내 일에 집중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모든 행동의 출발점이 된다.
3. 천직
피트 데이비스가 쓴 전념이라는 책에서도 천직과 관련된 말이 나온다.
나에게 완벽한 직업을 찾으려하기 보다는 내가 선택한 일이 올바른 선택이 되게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도 천직이란 우연히 만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미리알고 그것을 선택해서 평생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 파랑새를 쫓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내 앞에 있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4. 목표와 간절한 소망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그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그것을 생생하게 그리라고 한다.
그리고 하루종일 그것만 생각하면서 잠재의식에 각인 시키고 반드시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믿고 신께 매 순간순간 간절히 기도를 드리라고 한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그 다음에는 신께 기도하고 맡기라고 한다.
잠언 16장 9절에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라는 성경구절이 있다.
하나님의 섭리와 주권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사람의 계획과 뜻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사람의 힘만으로 되지도 않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그 분께 의지해야 한다.
하지만 그게 단지 아무 일도 안 하고 기도만 드린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시험하는 길이 될 수 있다.
하나님께 간절히 겸손하게 구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인간으로써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5. 완벽주의
완벽주의는 장인들의 소중한 가치이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스트레스를 발생시키고 관계를 망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나 역시 완벽주의라는 것이 내 건강을 해치고 강박증을 갖게 하고 때로는 일의 진행 속도와 효율을 떨어치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일을 잘하는 사람은 완벽주의 성향이 있으며 매일매일 자신이 하는 일에 완벽을 추구하라고 한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제품으로 '손이 베일거 같은 제품'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리고 경쟁자들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 기준의 '최고'가 아닌 절대적 기준의 '완벽'을 추구하라고 한다.
완벽하게 실수없이 일을 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기초가 탄탄해서 그 위에 다른 일을 쌓아올려도 흔들리지 않고 장인의 혼이 깃들여져 있어 아름답다.
골로새서 3장 22-23절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종들아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에게 순종하되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하고 사람에게 하듯하지 말라'
내가 있는 장소와 내가 보내는 시간이 모두 예배의 자리, 예배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내가 일터에서 하고 있는 일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최고의 완벽한 것이어야 한다.
6. 내 앞의 일에 충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1년까지의 계획만을 세우고 이것을 월간, 일간 단위로 세분화해서 지켜나간다고 한다.
큰 회사의 창업주로서 5년, 10년의 장기적인 관점으로 기업을 운영해야 하는데 1년은 좀 짧지 않을까?
하지만 세상은 내가 그리는 청사진대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이 뜬구름 잡는 일로 끝나기 쉽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당장 내 앞에 있는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충실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계획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변수가 많아지고 너무 크고 먼 일이어서 지키기도 어려워질 때가 많다.
하지만 그것이 월간계획이 되고 주간계획이 되고 일간계획이 되면 훨씬 수월해 진다.
내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한 점검의 차원에서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거기에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
그 보다는 당장 이번주, 오늘에 집중하고 충실한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7. 성공의 방정식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성공을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성공 = 능력 x 열의 x 사고방식
능력은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재능과 건강이다.
열의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자신의 의지에 좌우된다고 한다.
사고방식은 긍정적인 사고, 인내를 의미하는 것으로 능력과 열의의 경우 양수인데 반해서 사고방식은 음수에서 양수까지 분포하므로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앤절라 더크워스가 쓴 그릿에 보면 비슷한 관점에서 성취를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성취 = 재능 x 노력 x 노력
재능은 성공을 위해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열의(노력)가 없다면 기술을 습득하는 속도는 빠를 수 있지만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지 못하면 재능과 열의도 아무소용이 없다고 한다.
긍정적인 사고 방식이 없이는 재능을 발휘할 수도 없고 열의를 갖기도 어렵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서 전제되어 하는 요소인 것 같다.
할 수 있다는 생각,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8. 왜 일하는가
마지막으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너무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가?
당신은 그 일을 통해서 무엇이 되기를 꿈꾸는가?
당신이 꿈꾸는 일과 삶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이것은 일 중심의 질문이지만 결국은 나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며 내가 가고 있는 곳에 대한 질문이며 그 이유에 대한 질문이다.
이것에 대한 답이 있을 때 내 삶은 더 가치있고 의미있을 수 있다.
그리고 삶은 이것을 찾아가는 과정이고 이것을 삶을 통해서 살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이런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고민한다고 찾아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리고 내 일에 대한 깊이있는 전념을 통해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