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그레이엄이 쓴 2권의 유명한 책은 '현명한 투자자'와 '증권분석'이다.
현명한 투자자는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쓰여졌고 증권분석은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를 대상으로 쓴 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현명한 투자자'를 핵심부분만 추려서 요약해 놓은 책이다.
사실 벤저민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를 쓴 지도 꽤 오래 되었고 그 철학이 이미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책에 있는 내용은 크게 새롭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가치투자 철학을 이루는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며 투자자라면 스스로 생각해봐야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1. 투자와 투기
벤저민 그레이엄이 생각하는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투기다.
우선 철저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 투자라는 것이 운이 많이 작용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에만 의지해서는 안 되고 열심히 공부하고 판단을 내릴 때 자신만의 철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투자라는 행위의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
-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하는 것
워렌버핏도 투자의 1원칙을 '절대로 돈을 잃지 말라'라고 정했다.
수익을 많이 내어 자산을 빠르게 증식시키는 것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갖고 있는 돈을 잘 지키는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해서라면 정기예금에 가입하는게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투자의 목적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정기예금에만 가입해서는 사실 인플레이션을 이기기도 어렵고 그렇다면 실질적인 구매력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만족스러운 수익을 추구하고 또 확보해야 한다.
2. 안전마진
그렇다면 이러한 투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에 대한 답은 '안전마진'에 달려있다.
현명한 투자의 비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안전마진'이다.
안전마진이 크면 미래 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하느라 애쓸 필요가 없다. 단지 미래 실적이 대폭 하락하지 않으리라는 확신만 있으면 충분하다.
주식의 안전마진은 '기업의 수익력이 채권수익률을 훨씬 초과할 때' 확보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이익수익률(EPS/주가)이 9%이고 채권수익률이 4%라고 가정하자.
이 주식은 수익률 면에서 채권보다 연 5% 포인트 유리하다.
이 회사는 초과 수익률 일부를 투자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재투자해서 기업의 가치를 높일 것이다.
10년 뒤에는 초과 수익률 합계가 주식 매입원가의 50%에 이를 것이다.
바로 이것이 안전마진이 되어 손실을 막거나 줄여줄 것이다.
즉, 채권수익률 대비 이익수익률(EPS/주가)이 높은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EPS(주당 순이익)가 높거나 주가가 낮은 주식에 투자를 해야 한다.
향후 투자자가 기업의 상황을 직접 컨트롤 할 수는 없겠지만 가치와 가격의 차이가 큰 주식에 투자해서 기업에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손실을 보지 않도록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것이다.
안전마진이라는 버퍼가 있기 때문에 원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으며 가격과 가치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3. 주식투자에서의 수익
벤자민 그레이엄이 말하는 투자자는 가격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가격과 가치의 차이에 집중한다.
가격이 가치보다 싸다면 매수하고 비싸다면 매도한다.
이 과정에서 주시투자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투자자와 투기꾼의 실질적인 차이는 주가 흐름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난다.
투기꾼은 주가 흐름을 예측해서 이익을 얻으려 한다.
그러나 투자자는 적정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서 보유하려고 한다.
투자자가 주가 흐름을 중시하는 것은 주식을 싼 가격에 매수할 기회와 비싼 가격에 매도할 기회를 번갈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시점선택은 주가가 낮은 시점에 매수해서 주가가 높은 시점에 매도하려는 시도다.
가격선택은 주식을 적정 수준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해서 적정수준 보다 높은 가격에 매도하려는 시도다.
단기간에 돈을 벌려는 투기꾼은 시점선택을 하지만 기회를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는 가격선택을 한다.
4. 내재가치
결국 중요한 것은 가치를 잘 계산해 내는 것이다.
가격이란 시장의 참여자들에 의해 결정되고 합의된 단 하나의 값으로 상수이다.
반면에 가치란 투자자들마다 다르게 계산된다.
따라서 가치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면 나는 가치 대비 가격이 매우 싸기 때문에 안전마진이 확보되었다고 생각해서 매수했는데 알고 보니까 그 가치가 가격 대비 형편없었던 것이어서 손실이 발생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내재가치를 잘 계산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내재가치는 기업의 미래에 대한 전망에 대한 고려가 들어갈 수 밖에 없지만 우선은 과거 실적만으로 먼저 계산을 시작해보고 그 이후에 미래의 변수를 고려해서 내재가치 값을 재계산 해보라고 한다.
분석가는 먼저 기업의 과거 실적만으로 주식의 내재가치를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에는 미래 변수를 고려해서 어느 정도 수정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어렵더라도 이런 분석을 해야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a) 평가 방법을 개선할 수 있고
b) 유용한 경험과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며
c) 분석의 한계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사람은 일부 불확실성을 고려하고서도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종목군이나 종목에 투자한다.
내가 사업을 제대로 파악할수록 내재가치 계산에 대한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투자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시장상황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용기를 갖고 실행하라고 한다.
가장 사업처럼 하는 투자가 가장 현명한 투자다. 증권을 매매해서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도 일종의 사업이므로 사업을 운영하듯이 원칙을 지키면서 실행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사업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사업가는 자신이 다루는 상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사업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도 증권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이자와 배당을 초과하는 사업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합당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확실한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업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용기 있게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 내가 사실에 근거해서 결론을 내렸고 이 판단이 건전하다고 믿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실행하라. 투자에서는 지식과 판단력이 충분할 때에만 용기가 최고의 장점이 된다.
5. 정량적인 방법론
기업을 분석하면서 사업에 대한 내용, 경영진에 대한 평가 등 여러 정성적인 요소를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량적인 방법 만으로도 안전마진이 확보된 기업을 어느정도 스크리닝할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이를 위한 기준들을 알려주고 있다.
기업의 적정규모: 중소기업은 제외한다.
재무 구조의 건전성: 유동비율이 200% 이상이어야 한다. 장기부채는 운전자본 이하여야 한다. 공익기업은 부채가 자기자본의 2배를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익의 안정성: 지난 10년 동안 해마다 이익을 냈어야 한다.
배당 실적: 지난 20년 동안 빠짐없이 배당을 지급했어야 한다.
이익 증가: 지난 10년 동안 3년 평균 EPS 증가율이 33%이상이어야 한다. 즉, 1~3년 전 3년 평균 EPS가 8~10년 전 3년 평균 EPS보다 33%이상 많아야 한다.
적정 PER: 현재 주가가 최근 3년 평균 이익의 15배 이하여야 한다.
적정 PBR: 현재 PBR이 1.5 이하여야 하고 PBR x PER은 22.5 이하여야 한다.
6. 마무리
이 책에서 밝히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핵심 철학은 이것이다.
철저한 분석을 기반으로 내재가치보다 가격이 많이 싸서 안전마진이 있는 주식에 투자해서 원금을 지키기고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한다.
이 때 인간이란 오류로 가득한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는 나 스스로의 오류와 다른 시장 참여자들의 오류 둘 다를 포함한다.
그리고 이 오류들로 인해서 내재가치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
- 내재가치의 계산이 잘못 될 수 있다.
- 내재가치의 계산은 맞았지만 시장에는 투기꾼이 많아 내재가치와 가격은 더 멀어질 수 있다.
첫번째는 나 스스로의 오류와 관련된 것이고 두번째는 다른 시장 참여자들의 오류와 관련된 것이다.
내가 계산한 내재가치의 계산이 잘못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교만에 빠져서는 안되며 확증편향에 빠지는 것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반면 다른 참여자들의 오류에 대해서는 내가 견딜 수만 있다면 용기를 갖고 나의 생각을 고수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투자자들을 쉼 없이 뒤흔드는 시장상황에서 중심을 잡게 해주는 철학과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치투자 철학은 다른 어떤 투자철학보다도 든든하고 견고한 반석이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분석을 기반으로 내재가치보다 가격이 많이 싸서 안전마진이 있는 주식에 투자해서 원금을 지키기고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한다.